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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탈근대 철학, 그리고 차이의 정치학: 동일성 비판을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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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탈근대 철학, 그리고 차이의 정치학: 동일성 비판을 넘어 서론: 니체와 탈근대 철학: '차이' 개념의 부상 현대 철학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차이' 개념의 전면적 부상이다. 특히 하이데거, 푸코, 데리다, 들뢰즈 등 탈근대 철학자들은 근대성이 보편적 동일성의 이름 아래 다양한 차이들을 억압하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비판하며 차이의 사유를 철학의 중심 과제로 삼았다. 위르겐 하버마스가 지적했듯, 이들 탈근대 사상가들의 지적 여정에서 프리드리히 니체는 중요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수행한다. 니체는 탈근대로 진입하는 문턱에 선 철학자로서, 그의 사유는 후대 철학자들이 자신들의 독창적인 차이의 철학을 구축하는 데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탈근대 철학의 차이 개념을 이해하고 그 실천적 함의를 모색하는 작업은 니체 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요구한다. 본론 1. 근대적 동일성 논리와 변증법 비판 탈근대 철학자들이 주목한 근대적 사유의 핵심에는 차이를 부정하거나 대립으로 환원시켜 궁극적으로 보편적 동일성에 포섭하려는 경향이 있다. 들뢰즈가 예리하게 분석했듯, 헤겔의 변증법은 이러한 근대적 차이 개념의 정수를 보여준다. 변증법에서 차이는 운동을 위한 필수적인 '대립자'로 설정되지만, 이는 결국 더 높은 단계의 보편적 이념 실현을 위한 도구적 수단에 불과하며, 운동 과정 속에서 지양되어야 할 운명에 놓인다. 이러한 변증법적 논리는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 지배 논리에서 타자를 문명 파괴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배제하는 폭력적 방식으로 나타났으며, 진보적 사회 운동 내에서도 혁명 대 반혁명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구도로 현실의 복잡한 차이들을 억압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여성, 소수 인종, 성 소수자 등 다양한 존재들의 차이는 이 거대한 이항 대립 구도 속에서 쉽게 무시되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되었다. 2. 지구화 시대의 역설: 차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지배 전략 탈근대 철학은 바로 이러한 근대적 폭력과 억압의 ...